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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내 용 보 기

 
'천군' 김승우, 연기인생 15년의 '직구 승부'
 
   Master  ( Date : 2005-06-13 16:33:43, Hit : 3381, Vote : 620 ) 
북한장교 강민길 역으로 출연한 영화 '천군'(제작 싸이더스픽쳐스)의 녹음 작업중이던 배우 김승우를 최근 만났다. 민족의 영웅 이순신과 현대의 남북한 군인이 만나 벌어질 가상의 사건을 그린 '천군'. 영화와 드라마로 올해 화려한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김승우와 함께 되짚어본 그의 15년 연기 인생은 '직구 승부'와도 같았다.
"꾸준했던 15년 연기인생 행운처럼 느껴"

김승우는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쌍칼' 역으로 배우 신고식을 치렀다. 김승우의 세련된 도회 남성의 이미지는 금세 주목을 받았고 이후 몇 편의 작품을 거치면서 주연 배우로 성장했다. 이후 10여년간 한결 같은 모습을 지켜온 김승우는 영화와 드라마의 주연 배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남자의 향기'에서 김래원이 내 아역을 했고 이요원은 명세빈의 아역을 했는데, 지금 둘 다 주연 배우로 성장했다. 특히 (이)요원이는 아기까지 낳았으니, 그런 데서 참 오래됐구나 느낀다. 참 운이 많이 따라주는 것 같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내 주변 친구들은 다 그렇다. 장동건, 배용준, 신현준 등 다들 오래 자리를 지켜왔다. 술자리에서 그 친구들이 자랑스럽고 내 자신도 자랑스럽다고 자꾸 얘기하게 된다. 언젠가는 물 흘러 가듯 현실에 맞춰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게 되겠지만, 그 전까지 지금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영화 '장군의 아들', '젊은 날의 초상', '결혼 만들기', '돈을 갖고 튀어라', '개같은 날의 오후', '코르셋', '고스트맘마', '꽃을 든 남자', '남자의 향기', '신장개업', '비밀', '라이터를 켜라', 드라마 '연애의 기초', '사과꽃 향기', '신데렐라', '추억', '로즈마리', '신귀공자', '호텔리어' 등 김승우의 화려한 이력 뒤에는 긴 세월만큼이나 남 모를 고민과 영욕이 엇갈린 순간들이 있었다.
"드라마 한편을 하고 나면 체력이 바닥 나 당분간은 쳐다보기도 싫어진다. '호텔리어'는 크리스마스에 마지막 방송이었는데 그날 낮 12시까지 촬영했다. 심지어 몸에 마비 증상까지 왔다. 그 당시는 너무 힘들고 짜증나니까 다시는 드라마 안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또 1~2년 안하다 좋은 작품을 보면 하고 싶어지더라.

다행히 1997년 '신데렐라'로 대중적으로 알려졌고 '추억'으로는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받았고, '로즈마리'로는 인기상과 베스트커플상도 받았으니, 드라마 복은 있는 것 같다. 반면 알다시피 영화에서는 운이 잘 안따라줬다. 못지않게 노력을 했는데 마음 같이 안되는 걸 보면 덕이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하고 안타깝지만, 그래도 꾸준히 찾아주니까 감사하다."

"'한류스타'는 내 연기인생의 보너스"

장동건, 배용준 등 그와 절친한 동료들이 톱스타로 군림하는 동안 함께 자리를 지켜온 김승우에게 뒤늦게 '한류 스타'라는 수식어가 주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에서 1600명의 팬들과 대규모 행사도 가졌지만, 김승우 자신은 온당한 대가라 생각지 않는다.
"내가 하고있는 작품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가 아니라 지나온 길을 향해 박수치는 거니까, 내 연기활동에 보너스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일본 팬들에게는 더 감사하고 죄송하다. 배우들이 새로운 작품을 하는 건 옷을 바꿔 입는 것과 같은데, '호텔리어' 때 이야기를 물으면 이미 버린 옷을 가지고 착용감을 묻는 것 같다. 난 솔직히 기억도 나지 않는데, 그분들은 나보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으니 미안한 마음이다.
지난해 일본에 갔을 때도 사실 그 정도 열기일 줄은 몰랐다. 고마워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는데, 그 감동은 진짜 말로는 표현을 못하겠더라. 팬 1600명과 악수를 할 때도 손이 붓지나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오히려 다들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내 손을 잡아주더라. 일본에서 온 편지들도 다 읽어 본다. 나에게 편지를 쓰려고 한글을 배워서 한자 한자 써내려간 정성을 보면 안 볼 수가 없다. 우리도 한 때 주윤발 좋아했지만 홍콩에 간 사람이 얼마나 됐겠나. 정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너스일 뿐, 그로 인해 내 작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영화 '천군'만 봐도 이순신 장군이 우리에겐 영웅이지만 일본 사람들에게는 적이지 않는가. 난 이 땅에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 사람이고, 그들도 배우로서 날 봐주기를 바란다."

"독서는 취미 아닌 생활.. 장동건이 책 추천해줘"

몇 년전 이혼이라는 힘든 상황을 겪으면서 술을 배우기 전까지 김승우는 운동과 독서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직설적이고 굽힐줄 모르는 성격 탓에 불필요한 오해나 다툼도 있었지만, 지금은 독서를 통해 자신을 다스릴 줄 알게 됐다.
"프로필 취미 란에 독서를 적으면 왠지 유치해 보일만큼, 내 또래에서 독서는 자랑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였다. 원래 책을 좋아했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한다. (김)남주에게도 이메일로 연애 편지 자주 썼다. 꿈이 많아서 한 때는 기자라는 직업을 꿈꿨는데, 지금도 잡지사에서 요청 오면 좋아하면서 글을 써준다. 내 생각이 활자화 되었을 때 오는 짜릿함이 좋다.
4년 전 힘든 일 겪으면서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집에만 있게 됐는데, 답답하고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지금도 잘 못 마시지만 술도 그때 처음 배웠다. 그런데 독서가 날 구해줬다. 흔한 얘기로 책에 길이 있더라. 나중에 2세를 낳게 되겠지만 아이에게 심하지 않을 정도의 활자중독은 필요하다고 본다.
깊은 수렁에 빠졌을 때 읽었던 책을 참 좋다고 느꼈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까 그 느낌이 아니더라. 예전에 '선물'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어제나 오늘보다 내일이 우리에겐 가장 큰 선물이다'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 읽은 책은 친한 친구(장동건)가 추천해 줬는데 스캇 펙 박사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이다. 거의 교과서 같은 책이라던데 정말 좋더라. 남주도 내가 추천해서 그 책을 요새 읽기 시작했다."
김승우의 사람 농사.. "배용준, 장동건 등 동료들 자랑스럽다" 지난 5월 김승우와 김남주 커플의 결혼식은 말 그대로 '별들의 잔치'였다. 한류 스타들을 비롯해 많은 스타 연예인들이 참석해 김승우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특히 공식적인 자리에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배용준도 하객으로 자리했고, 장동건은 결혼식 사회까지 맡았다.
"배용준이 일본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스캔들'에 출연할 때 100명에게 물어봤는데 그 중 2명만 출연하라고 했다는 얘기를 했는데, 내가 그 2명 중 한 사람이다. 술은 친한 사람과 단 둘이서 마시는 걸 좋아하는데, 주로 같이 마시는 이가 장동건이다.
결혼식에 내 이름으로 초대한 65명 모두 친하다고는 못하겠지만, 지금 주로 만나는 친구들은 다 친하다고 생각한다. 다들 오래 활동하면서 꾸준히 자리를 지켜온 친구들인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정말 자랑스럽고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단을 좋아해서 주전 선수들과 친하게 지낸다. 결혼식날엔 기요하라 가즈히로, 아베 신노스케 등 주전 선수 네 명이 전날까지 쓰던 배트를 선물로 보내와 기뻤다."

"'천군', 이순신 희화화 아니다. '재미'와 '의미' 두 가지 맛 전할 터"

혜성의 영향으로 현대의 핵무기와 남북한 군인들이 조선시대로 날아가고, 영웅 이순신(박중훈)은 무과에 낙제한 후 방황중이고 여진족은 조선의 국경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순신 영웅 만들기'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북한군인 강민길(김승우)과 남한군인 박정우(황정민), 그리고 영화의 키를 쥔 천재 박사 김수연(공효진) 등이 얽히면서 영화 '천군'은 복잡한 양상을 띤다.
"'은행나무 침대'란 영화도 시나리오만 봤을 때 정말 어려웠다. 10년 넘게 한 배우의 습성이기도 한데, 시나리오를 보면 영상이 돼서 머리에 그려진다. 그래도 복잡했다. '천군' 역시 한번 보면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영화로 완성되면 다를 거다. 현재 완제품으로 치면 50퍼센트 가량 됐는데, 지금 봐서는 복잡하지 않다."
영화 '천군'을 두고 벌써부터 의문과 의혹들이 떠오르고 있다. 과거로 날아간 현대의 남북한 군인들이 젊은 시절 방황하던 이순신을 영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내용의 코믹 액션 대작 '천군'을 두고 "이순신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웃기기만 한 영화는 분명히 아니다. 감독님이 영화를 만드는 궁극적 목표가 '재미와 의미'라고 했는데, '천군'은 재미와 의미가 잘 배분된 영화라고 생각한다. 참여한 배우로서 내 기대와 바람이 완성된 영화를 보는 순간까지 이어졌으면 좋겠고, 최소한 후반작업중인 지금까지는 그렇다.
현장의 느낌이 좋으면 필름에 담기기 마련이다. 분위기 좋았는데도 결과가 안 좋으면 약오르고 외면받은 듯한, 우리끼리만 좋아서 자위한 느낌이 든다. 내가 봐도 아닌 영화라면, 그럴 때가 있는데 그거야말로 포기가 된다. 차마 잘 봐달라는 말 못하겠더라. '천군'은 최소한 이 정도면 누구한테 추천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포장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 원한다"

김승우의 솔직한 대답과 직설적인 표현은 때때로 위험 수위를 넘나든다. 전후 과정이나 뉘앙스를 설명하지 않고 그대로 활자화 됐을 때 상당한 파장을 낳을 수도 있는 발언을, 김승우는 거리낌 없이 꺼내어 놓는다. 그와 친한 동료들이 전하는 "솔직하고 남자답다"는 그에 대한 표현이 피부에 와닿는다.
"인터뷰할 때 내가 한 이야기들이 가감 없이만 전달되면 좋겠다. 그래서 친한 기자들과는 '이건 안써줬으면 좋겠어', '이건 똑바로 전해줬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는데, 사실은 스스로도 조율이 잘 안되는 편이다. 내가 출연한 영화를 내가 욕하는 바람에 영화사에서 난리가 났었고, 한 영화는 원작 소설에 대해 '3류 소설'이라고 말한 것이 그대로 기사가 돼 소설가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 내가 좀 위험한 편이다.(웃음)
내가 원작자라도 화 날만 했다. 하지만 막상 만나서 솔직하게 얘기를 하고,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전달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인터뷰라는 것은 내 진심을 전해야 되는데, 그래서 최대한 가감없이 전달하면 좋겠다는 거다. 그래도 이해가 안되고 오해가 생긴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고."

김승우의 작은 소망.. "내 솔직함 지키고 살 수 있었으면"

김승우는 대중과 네티즌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심한 마음 고생을 겪었다. 자신의 개인사가 연예인이라는 신분의 제약으로 인해 쉽게 왜곡되고 끊임 없이 자신의 뒤를 따라다니는 것을 지켜보며 생긴 분노가 이젠 체념으로 바뀌고 있었다.
"결혼 기사를 사람들이 많이 봤다"고 말을 건네니 "욕하고 싶어 본 사람들이 많을 거다"며 웃는다. 그의 눈앞에서 관련 기사를 검색하는데 추천 검색어로 수년 전의 아픈 상처 '이혼'이란 단어가 함께 떠올라 민망한 순간을 맞았지만, 김승우의 표정은 담담했다.
"예전에는 누가 나를 비난하면 싸웠다. 어리고 훨씬 겁이 없을 때니까 밖에서 누가 나를 비난하면 바로 전투 준비에 들어갔는데,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만다. 나이도 있고 이제 조금은 자유로워진 편이다.
화나는 것보다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용량을 벗어나 발전하게 되는 경우가 몇 가지 있는데, 아프게 세상을 떠난 (이)은주 기사에도 악플을 다는 네티즌을 보면서 '정말 삐딱한 문화로 자리잡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이 이렇게 잘 되는 나라가 얼마나 있겠나. 내가 몇 년을 더 살지는 모르겠지만 더 무서운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공중전화가 주는 추억이나 손으로 쓰는 연애편지의 애절함, 요새는 그런 걸 잊고 사는 것 같다. 내 아이들이 우리 나이가 되면 과연 어떨까 싶다."
연기생활 15년 동안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깊이 경험한 김승우는 과연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배우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명성이나 거창한 행복과는 거리가 먼 김승우의 소박한 꿈은 바로 눈 앞까지 다가와있었다.
"배우로서 뭔가 더 큰 인기를 바라거나 하지는 않는다. 세월 따라서 내게 주어진 역할을 하면 되고, 지금처럼 할 수 있는 것도 행운인 것 같다. 웬만한 것은 다 이뤄졌고, 그냥 내 자신을 지키고 솔직하게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가지 소박한 꿈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다 이뤄진 거나 마찬가지다. 군대 말년에 심심하니까 장난치듯이 상상해봤던 건데, 그 소박한 꿈 이야기를 하면서 다들 좋아했었다. 야구를 좋아하니까 야구단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그때 벌써 이름도 지어놨다. 올해 가을 정도면 될 것 같고 내년엔 사회인리그에도 등록할 생각이다. 그러면 내 꿈은 실현되는 거다."

발췌 : 이규창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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