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Total : 313|  방송 (31)  |  영화 (95)  |  드라마 (58)  |  팬클럽 (10)  |  매거진 (45)  |  라이프 (15)  |  연예 (59)  |
 

글 내 용 보 기

 
[김승우의 있잖아요] ‘국민엄마’ 김해숙의 바람
 
   이명주  ( Date : 2010-05-06 17:02:14, Hit : 468, Vote : 19 ) 



신기하게도 난 김해숙 선배님과 작품을 함께 한 적이 없다. 그뿐 아니라 한 번도 뵌 적이 없고 들은 이야기도 별로 없다. 선배님이 '승승장구'에 게스트로 출연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당황했다. 그리고 신기했다. 어떻게 십수년 간 연기를 함께 한 적이 없고, 사석에서 뵌 적조차 없을 수 있는지….

선배님을 뵙기 전에 신문·잡지 기사를 읽는 등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녹화에 앞서 분장실로 찾아가 인사를 드리는데 '낯익음의 낯섦'이랄까, 부모님처럼 낯은 익은데 먼 친척처럼 서먹서먹한 느낌이 드는 등 기분이 묘했다.

여배우라면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텐데 선배님은 분장을 마친 뒤에도 맨얼굴이나 다름없었다. 방송에선 마음도 맨얼굴이었다. 가식이 없었다. 배역을 위해서라면 아름다운 모습은 의당 버릴 수 있을 정도로 배우로서의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하셨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영화 '친정엄마'를 계기로 '국민 엄마'라는 애칭을 얻으신 게 뒤늦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간 숱한 작품에서 여러 스타일의 '엄마' 역할을 하신 선배님은 현실에서도 두 딸의 엄마다. 선배님이 들려주신 일화 중 '배우 김해숙'과 '엄마 김해숙'에 얽힌 에피소드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큰딸이 중학교 1학년이던 때이다. 딸은 학교를 찾은 선배님을 보고 화를 내며 다시는 학교에 오지 말라고 했다. 만감이 교차하고 적잖이 서운했던 선배님은 '누구의 딸'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딸을 위해 그날 이후 사생활을 일절 노출하지 않았다. 공감이 갔다. 아직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이 부모 때문에 어린 나이에 방송에 노출되고 유명세를 치러 정작 본인이 원하는 삶에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배님은 지난 37년간 오로지 연기에만 열중하셨다. 지금까지 예능프로에 출연하신 적이 없다. 그 때문에 예능 토그쇼인 '승승장구'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건 쉽지 않았을 듯하다. 이런 가운데 자신보다 어린 후배 MC들이 편안하게 대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모습에서 장인의 연륜이 느껴졌다.

선배님은 지난해 62회 칸국제영화제에 초대돼 레드카펫을 밟으셨다. 선배님의 바람은 한국의 중년 배우들이 유명 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는 데 끝나지 않고 수상을 하는 거라고 하셨다. 한국사회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조로현상'이다. 한창 나이에 뒷전으로 물러나야 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경험과 연륜이 그냥 묻히고 있다. 선배님의 바람이 바람으로 끝나지 않고 이뤄지기를, 중·장년이 다시 뛰는 우리 사회를 기대해 본다.



ⓒ 스포츠칸 & 경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글 & 다음글

   [김승우의 있잖아요] 박명수, 2인자? 1.5인자?

이명주

   [김승우의 있잖아요] ‘소녀시대’의 비상은‥ [1]

이명주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PΙΝΦΚΨΦ™